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꿈같은 설악산 비행

비행하기

by 비바그레이 2006. 10. 9. 12:05

본문

 (대청봉에서 이른아침 비행준비중)

 

긴추석 연휴의 끝 무렵에 설악산에 올랐다.

올초에 백두대간 산악패러팀과 올랐으나 강풍과 눈보라로 비행의 꿈을 접고 하산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었다.

 

한달전 부터 기상을 체크하던 산악비행팀의 베테랑 등반 대장 윤일이 7 일날 가자고 한다.

풍향이 북서일 가능성이 높고 풍속도 적당할 것 이라는 판단이다.

윤일과 함께 대청봉 최초의 비행 경험이 있는 풍자님이 덕유산 비행으로 함께못해 둘이서 가기로했다.

 

이번에는 중청산장 에서 하루를 머물면서 최상의 조건을 기다리기로했다.

 

 

 (한겨울같은 중청산장에서 라면으로...한젓가락잡은 윤일은 눈빛이 예사롭지않다)

 

설악을 오르는 최단거리인 오색에서 오르기로하고 원통에서 택시로 한계령을 넘었다.

예전엔 설악산에 한번 오려면 등반계획서 까지 만들고 마치 해외원정 떠나듯이 부산을 떨었는데..

너무쉽게 설악에 접근해 큰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옥녀봉과 장수대 는 지난 여름 수마가 할퀴고간 상처로 처참할 지경이었다.

택시기사는 수해원인이 인재라고 열변을 토하신다, 자연을 역행한 많은 공사가 그원인 이라는것이다.

 

입산통제가 시작된 3시이후에 매표소에 도착, 기지를 발휘하여 통과하고 가파른 오르막 산행을시작한다

다리가 나보다 한뼘이긴 윤일과 서로의 페이스대로 가기로하고 힘을 안배해 걷기시작한다.

 

이번 산행은 비행이 목적이므로 짐의 무게를 최소한으로했다.

추석때직접 만든 송편과 미숫가루,쵸코바와 약간의 물이 이틀간의 식량이다.

세면도구와 랜턴,겉옷 침낭 등은 가져가지않고 중청 대피소에서 적당히 비벼보기로했다.

 

대청봉 못미쳐 어둠이 깔리며 떠오르는달은 마주보면 눈이부셔서 똑바로보기 어려울만큼 밝았다.

 

 (대청봉 1미터 아래서 비행준비중)

 

이른아침 옅은 안개로 일출감상은 포기하고 비행준비에 나섰다.

 

가슴벅찬 순간이다, 패러를 배운 목적중의 하나가 설악산 대청봉위를 내힘으로 날아서

갖가치 추억이 있는 능선과 계곡을 누비고 동해안의백사장에 사뿐히 내리는 것이었는데.....

 

풍향은 북북동 풍속은 거의무풍수준......1시간을 기다렸다...바람이 조금강해지기를....

다시 풍향은 남동으로바뀌어 대청산장옆의 헬기장으로 옯겨본다.

약한바람에 멀리서 써멀이 올라오는지 까마귀가 날고있다....그러나 다시 풍향이  남남서로 바뀐다.

더기다리면 바람이 좋아질수도 있지만 이륙이 어려워질수도있다.

 

윤일은 대청산장 지붕에서 이륙하기로하고 나는 그옆 계단에서 이륙준비를 했다.

약한 바람과 계단 에서의 몸 의균형이 흐트러지며 이륙이 만만치않다.

두세번의 기체 세우기 실패로 윤일 에게 먼저 나가라고하나 끝까지 내가 뜨는걸 보고

나가겠다고 한다.

 

고마운친구.....한명이라도 실패하면 비행은 끝장인데....

 

드디어 한순간 모든 기력을 총동원 대지를 박차고 엎드려 로켓포 처럼 나간다.

발목을 휘감는 잡목에 발이 안걸리길 바라며........

 

 (멀리보이는 대청봉 기수를 남동으로)

 

아~~! 드디어 꿈같은 비행이 시작되었다.....

공중으로 치솟으며 하네스에서 자세를 잡아본다.  써멀하나가 기체 앞전을 처들며 바리오가 울어댄다

곧이어 슈팅, 약간의 견제로 손쉽게 피칭을잡고 360도회전 코아링을시도 그러나 거품성 써멀인듯

두어바퀴 돌며 대청봉만 찍고 앞으로 나아간다 .

 

대청봉이 멀어진다 지피에스 절대속도 50 키로, 오늘은 비행을 즐기는것이 목적이 아니고 안전하게

비행하는것이 목적이다.  지상의 차길이 옅은 안개속에 희미하게 보인다.

 

화채봉을 뒤로하고 설악과 남설악의 깊은 계곡은 와류가 있을것같아 피하기로하고 양양쪽으로

방향를 잡아본다  고도침하가 별로없어 이대로라면 동해 바닷가의 백사장에도 착륙이 가능할듯보인다.

 

오전이라 써멀이 있기는 하지만 크기는작고 가스트도 별로없는듯하다.

욕심을 버리고 양양 보건소옆에 추수가 끝난 커다란 들판에 착륙하기로 하고 고도를 낮춘다

 

팔자비행에 360도 회전등 여유를 부리며 안전하게 착륙. 꿈같은 비행을 마무리한다.

 

 (팽팽한 산악용 패러글라이더 "예티")

 

큰 산 비행이 끝나면 으례 경찰 순찰차가 마중을 나온다.

이번에도 패러글라이더를 처음본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간단한 조사를 마치고 뒤따르던 윤일이 착륙하는 광경을 경찰과같이 같이 감상하였다.

 

 고도에 여유가 있으므로 윙오버에 스파이럴까지 비행축하 세레모니 하며 안전하게 착륙 ,

동네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안겨주었다.

그제서야 경찰도 미소를 지으며 안전 비행할것을 당부하며 떠났다.

 

윤일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비행 성공을 서로가 축하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였다.

아 ! 얼마나 기다리고 바랬던 설악산 비행 이었던가.

 

덕유산 비행으로 같이 하지못한 풍자님께 전화를 했으나 비행중인지 통화가 안된다.

설악산 비행 성공을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는데.....

 

우리둘은 각자의 집으로 전화를하고 서울행 뻐스에 몸을 싣고 깊은 잠에 들었다.

 

 (양양 보건소앞에서 벼를 말리던 아주머니가 찍어줌)

'비행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 불어 좋은날  (0) 2007.02.04
축지법과 공중부양...  (0) 2006.10.31
파아란 가을하늘 속으로 빨려 들어간날....  (0) 2006.09.27
영월 봉래산  (0) 2006.08.17
서독산의 오후 비행  (0) 2006.08.07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